담임장학 폐지…옛말되는 ‘장학사님’_가치 칩 포커 코어_krvip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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초등학생들이 왁스를 잔뜩 묻힌 손걸레로 교실바닥을 윤기나게 문지르고 흙먼지가 켜켜이 쌓인 창문을 뜯어내 신문지로 닦던 시절이 있었다. 이른바 `담임장학'을 앞둔 학교에서는 흔히 볼 수 있었던 모습으로 권위주의 교육을 대표하던 사례였다. 교사가 교실 환경미화로 평가받는 일은 오래전에 사라졌지만, 담임장학에 대해 느끼는 부담감은 여전히 줄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. 서울시교육청 산하 성북교육지원청이 교사 1천714명, 교장·교감 88명 등 1천802명을 설문조사해 7일 공개한 분석결과는 장학제도에 대한 교사들의 부정적 인식을 여실히 보여준다. 응답자의 14%는 담임장학이 `매우 부담스럽다'고 했고, 63%는 `약간 부담스럽다'고 답했다. 부담된다는 응답이 80%에 육박했다. 하지만 이런 담임장학제도는 서서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. 작년부터 담임장학을 폐지하고 `컨설팅 장학'을 도입하는 시도 교육청이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. 컨설팅 장학이란 교사나 학교가 요청하면 장학요원이나 수석교사, 해당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컨설팅팀이 학교를 방문하거나 이메일, 전화로 교수·학습 등 현안을 자문하고 지원해주는 활동이다.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2학기부터 담임장학을 폐지했다. 경기·대전·충남·부산 교육청도 작년 1, 2학기를 전후해 없앴고 경남교육청도 전날 폐지 방침을 밝혔다.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"교육과학기술부가 작년 2월 각 시도 교육청에 `지역교육청을 학교 현장을 지원하는 교육지원청으로 개편하고 담임장학을 컨설팅 장학으로 변경하라'는 지침을 내린 데 따른 것"이라고 말했다. 한 교육계 인사는 "장학사 권위의 상징과도 같았던 담임장학의 폐지로 교육계의 권위주의적 요소가 또하나 사라졌다"고 평가했다. 반면 장학사들은 "권위는커녕 3D 업종이 된 지 오래"라며 오히려 씁쓸해했다. 서울시교육청 소속 한 장학사는 "장학사님으로 대우받던 때는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. 친구들은 (우스갯소리로) `장학이'라고 부른다"고 했고, 지역교육청의 다른 장학사도 "오전 8시 출근해 밤 11~12시 퇴근한다. 주말도 대부분 근무해 한달 평균 초과근무시간이 80~90시간에 달한다"고 말했다. 한편 장학활동 관련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53%는 `교육활동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'고 대답했다. 교장·교감보다 평교사, 교직 5~9년 경력의 젊은 교사들이 가진 부정적 인식이 더 강했다. 성북교육지원청은 "장학활동이 도움이 안 되는 이유로 응답자 절반 이상이 `현장의 요구가 반영되기 않기 때문'이라고 답했다"며 "현행 장학활동이 교장·교감과 행정 위주로 이뤄지는 것도 문제"라고 말했다. 또 생활지도 장학지원과 관련해 응답자 57%가 `수업방해·부적응 학생에 대한 대책 마련'을, 23%가 `생활지도 전문 인력 배치'를 꼽아 체벌금지에 따른 학생지도 지원이 절실하다는 점도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. ■담임장학 = 지역교육청 장학사가 담당을 정해 일선 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장학활동의 한 유형. 담당학교의 교육활동 전반을 모니터링해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지도·지원을 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교사들이 장학사 방문에 부담을 느끼는 등 권위주의적 요소가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다.